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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나의 힘

책 쓰는 게 제일 쉬웠어요<걷다 느끼다 쓰다, 이해사 지음>

by 유준의 생존기 2022. 6. 17.

독서를 좀 하다보면 글쓰기에 대한 욕망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가 있다. 음악을 듣고 즐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악기를 배우거나 밴드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걷다 느끼다 쓰다>는 정말 우연히 도서관에 새로 들어온 책 코너에 있어서 고른 책이었는데 정말 흥미로웠다.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에 대한 내용인데 굉장히 심플하고 쉽게 썼기 때문이다.

우선 책을 써야하는 이유가 나온다. 모든 일에는 동기가 있고, 그것이 강해야 나중에 시련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끈기가 생긴다. 이 책에 나온 책을 써야 하는 이유는 자기계발이다. 자기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부수입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을 내는 순간 저자는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모든 사람은 자기의 이야기나, 자기가 아는 이야기를 글로 쓸 자유가 있다. 그것은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럼 책으로 내기 위한 글을 어떻게 써야하나? 개인적으로 이 파트가 책의 핵심이다. 한 꼭지(챕터)는 대략 2~4장 정도로 구성하고 하루에 두 꼭지씩 한 달을 쓰면 50~60꼭지가 나온다. 그것들을 묶으면 책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이 책의 저자는 글을 많이 써본 사람이라 한 꼭지를 쓰는데 30분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일단 초고를 후루룩 손 가는대로 쓰고 맞춤법이나 비문 검사, 살을 붙이고 빼는 작업은 퇴고할 때 꼼꼼하게 하면 된다. 내가 직접 써보니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가 되었다. 그리하여 약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책을 낼 정도의 40꼭지 분량이 나오게 되었다. 저자의 말은 허구가 아니었다. 기획과 목차만 세운 다음에 쓰면 된다. 나는 이야깃거리가 있기 때문에 술술 썼고 해보니 되었다.

 

한 달 동안 초고를 다 쓴 후에는, 퇴고를 하는 한편 출판기획서를 작성하는 단계이다. 출판기획서는 회사 취업할 때 내는 자기소개서나 이력서와 성격이 비슷하다. 책 제목, 기획의도, 저자소개, 타깃 고객, 홍보방법 등을 기술하여 내 책을 어필해야한다. 이렇게 해서 원고와 출판기획서를 자기가 쓴 글과 방향이 유사한 출판사에 이메일로 보내면 작업이 끝난다. 출판사는 원고를 읽어보고 답변을 해줄 것이다. 참고로 출판사가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것은 홍보방법이다.

 

종이책을 잘 보지 않는 시대라 최소한의 팬이 확보된 유명 인스타그램 유저나 유튜버, 블로거를 선호한다. 운이 좋다면 출판사에서 먼저 책을 내보자고 연락을 할 수도 있다. 글쓰기 솜씨는 부차적인 문제다. 몇 년 전에 모 힙합 가수가 쓴 에세이가 대형 출판사 매대 중앙에 진열되어 있어서 살짝 본 적이 있는데, 이 정도 수준의 글도 책이 될 수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요즘 내가 책을 내려고 알아보니 그 저자가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 책을 낼 수 있었다. 출판사가 땅 팔아서 먹고 사는 것도 아니고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기업이라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책을 내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것을 판매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밴드가 연습을 열심히 해서 공연을 준비했는데 관객이 없다면 얼마나 슬플까. 결론은 인스타와 유튜브와 블로그를 하자. 그리고 책을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