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추천1 위태로운 이십대의 표상, 장강명의 <표백> 대학생 때 학교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하루에 새로이 출간된 책이 수십 권씩 들어왔습니다. 저의 업무는 입고된 책에 '너는 이제 학교 도서관의 소속이다'라는 표식을 남기는 것이었습니다. 군대에 가면 군번이 부여되고, 이름과 소속부대가 새겨진 군복을 받는 것처럼요. 책 앞표지에 학교 이름과 바코드가 새겨진 스티커를 붙이고, 세로면에도서기호가 써진 스티커를 붙입니다. 그 기호를 보고 학생들은 서가에서 책을 쉽게 찾고, 아르바이트생들이 대여했다가 반납된 책을 알맞은 위치에 꽂을 것입니다. 책 페이지 면에 도장을 찍습니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겉면의 스티커들을 다 떼고 훔쳐가더라도 수백 페이지에 걸쳐 'OO대학교 도서관' 인장이 새겨져 있어 도서관 책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 2022. 5. 13. 이전 1 다음